은고개
오전에 관악산쪽을 쳐다봤다
하늘에 비가 가득 고여 내리고 있어 망설이다 다시누워 뒹굴거리다가......
작은베낭하나 짊어지고 남한산성쪽으로 간다
가까이보이는 검단산의 상고대는 어제 내린눈으로 가슴을 설레게하고
그냥 귀차니즘에 빠져있던 나를 달래본다
은고개 입구에 있는 메밀꽃필무렵이라는 메밀국수집 이겨울이 가기전에 군불때는
따뜻한 구들장에 앉아 메밀국수를 먹어봐야 할텐데....
ㅋㅋ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길을 걷고있었다
눈위에 발자욱....
나보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었지
그네들이 걸어간길을 따라 걸어본다
고사목도 봄이오는 길목에 서서 새움을 틔우는 나무들사이에서
묵묵히 겨울을 나고
작년가을 미련을 못버리고 매달려있는 나뭇잎 사이로 돋아나는 새잎들이
조금씩 색갈을 바꾸고있다
그길을 걷다보면 잘가꾸어진 농장을 지나게 되지....
고풍스럽게 잘 다듬어놓은 담과 그위로 뻗어가는 소나무들
넓은농장 주인이 누굴까 부러워도 하면서
나는 길을 좋아한다
사람의 손길이 다듬어졌으나 자연의 몸을 그대로 살려서 가는길
직선의 인공적인 길보다 자연그대로 의 구불구불한 길이 얼마나 운치있는지,,,
이제 저 밭고랑을 잘다듬어 겨울이 끝나가고 있음을
따사로운 햇살이 저 밭을 가득 내려앉아 땅속깊이 묻혀있던 정기를 끌어낼때
지난 여름처럼 풍성함이 벌써 눈앞에 보이는듯하다
은고개의 유명한 애마를 찾는다
구수한 냄새가 퍼져오르고 언제나 처럼 사람들로 가득하고
변함없이 맛있고 풍성한음식들이
기다리는 사람들이 번호를 부를때마다 환호성을 지르게 하고
기다림의 끝에오는 기대를 갖게해준다
언
배뚜드리며 실컷먹고 왔던길을 되돌아 걸어나오며
눈은 내렸으나 계곡의 물흐르는 소리와
새순이 돋아나는 나무들과
아주 조심스레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